

우리 집엔 아주 특별한 막내들이 살았었다. 막내지만 사실 서열로 치자면 1위 잔디, 2위 완두, 3위 아내, 그리고 그다음이 내 차례다. 딸아이는 고등학교 때 기숙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주말에만 오기에 아마 나와 비슷하거나 나보다 조금 아래일 듯하다.
운명처럼 만난 아이들
몰티즈인 잔디는 딸아이가 중학생일 때 울산 집으로 왔다. 그로부터 3년 뒤, 내가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시절 완두(페르시안 친칠라)를 만났다. 퇴근길 오피스텔 1층 동물병원 케이지 안에는 늘 같은 고양이가 있었다. 2주 내내 입양이 안 되고 홀로 자리를 지키던 그 아이가 자꾸 눈에 밟혔다. "이번 주말에 집에 다녀왔을 때도 그대로 있으면, 내가 데려간다."라는 생각을 갖고 주말에 집에 다녀왔다. 일요일 저녁, 서울 집으로 돌아오니 녀석은 여전히 그곳에 있었다. 나는 망설임 없이 완두를 가족으로 맞이했다.
드라이브를 즐기던 고양이, 완두
주말마다 울산과 서울을 오갈 때 완두를 데리고 다녔다. 차 안에서도 얌전했고, 신발 상자에 모래를 채워주면 볼일도 알아서 잘 보는 기특한 녀석이었다. 가끔은 내 어깨 위로 올라와 창밖을 구경하곤 했는데, 그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 모른다. 결국 완두의 매력에 푹 빠진 아내가 "애 힘들게 태우고 다니지 말고 울산에 두고 가라"며 엄포(?)를 놓는 바람에 완두는 울산의 실세가 되었다.
딸아이의 꿈이 된 소중한 존재들
잔디와 완두는 우리 식구에게 단순한 반려동물 그 이상이었다. 늘 행복한 추억을 선물해 주었고, 그 소중한 교감 덕분인지 우리 딸은 어엿한 수의사가 되었다. 아이들이 우리 가족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 블로그를 통해 이 녀석들의 귀여운 모습과 추억들을 하나씩 기록해 보려 한다.

